♧...참한詩
첫사랑/문태준
김욱진
2013. 12. 29. 15:29
첫사랑
문태준
눈매가 하얀 초승달을 닮았던 사람
내 강대뼈가 불거져 볼 수가 없네
이지러지는 우물 속의 사람
불에 구운 돌처럼
보기만 해도 홧홧해지던 사람
그러나, 내 마음이 수초밭에
방개처럼 갇혀 이를 수 없네
마늘종처럼 깡마른 내 가슴에
까만 제비의 노랫소리만 왕진 올 뿐
뒤란으로 돌아앉은 장독대처럼
내 사랑 쓸쓸한 빈 독에서 우네
시집 '수런거리는 뒤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