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가을 편지/이성선

김욱진 2013. 12. 29. 15:57

가을 편지

이 성선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가고 있습니다 그 빈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 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 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 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 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해피데이즈 2003년 11월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