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달빛 한 그릇/우영규

김욱진 2015. 12. 5. 13:20

 

 달빛 한 그릇

 

  우영규

 

 

갓바위 오르는 길

암벽 사이 작은 불상 앞에

누가 갖다 놓았는지

밥 한 그릇 올려져 있다

덩그렇다, 피어오르는 김은

지극한 소원이다

제단에 오른 정성은 희다 못해 푸르다

너부죽한 달이 떠오르자

푸르게 닳은 소원 한 그릇은

한 덩이 달 품은 섬이다

세상의 어머니 모두 달 부처가 되어

한 그릇 소원에 담긴다

아무도 가져갈 수없는 달빛 한 그릇

그냥 저대로 어머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