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바람에게/살짝이 흔들리고 싶은 마음/장시우

김욱진 2016. 4. 13. 09:57

바람에게/살짝이 흔들리고 싶은 마음

장시우

 

 

바람아

바람아 앉아라

 

꽃대 물은 가지가 살짝이 흔들릴 만큼만

살짝 휘어질 만큼 그만큼 만

 

그리도 그리우면

피어나는 꽃길같이

앉아라

 

산 모롱이 돌아가면  외로운 언덕배기 멧새처럼

내 앞에 요만치 만 날아가다 앉고

저만치 만 날아 

 

살포시

꽃물은 마음같이

 

멀리도 말고 내 눈에 앉을 그만큼 만  

손에 달듯 말듯 그만큼 만

 

바람에 피어나는 꽃잎같이

꽃을 피우는 바람 같이

 

흔들리고 싶은

살짝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