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문병-남한강/박준

김욱진 2016. 9. 26. 21:05

문병-남한강

 박준

 

 

당신의 눈빛은

나를 잘 헐게 만든다

 

아무것에도

익숙해지지 않아야

울지 않을 수 있다

 

해서 수면水面

새의 발자국을

기억하지 않는다

 

오래된 물길들이

산허리를 베는 저녁

 

강 건너 마을에

불빛이 마른 몸을 기댄다

 

미열을 앓는

당신의 머리맡에는

 

금방 앉았다 간다 하던 사람이

사나흘씩 머물다 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