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진 2016. 11. 9. 18:46

                열병

 

 

 

판과 판 사이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

불의 신은

혀를 날름거리고

저주처럼 밀려온 쓰나미는

이것저것 한 입에 다 집어삼킨다

불의 고리

터진 것가, 풀린 것가

유언 한 마디 못한 채

지구가 떨고 있다

바람 맞은 것가

화가 치밀어 올라온 것가

반신불수 된 내 할머니도

저러다 돌아가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