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사계

가을 하늘

김욱진 2010. 5. 21. 20:16

       가을 하늘

 

 

 

엄마 품속처럼

와락 달려가 껴안기고 싶은

드넓은 가슴 해맑은 얼굴

새털구름 연지 곱게 바르고

고추잠자리 앞세우며

저녁산책 나온 그대

 

시집간 나 어린 딸

신접살림 보러온 듯

이 봉우리 저 봉우리 기웃거리다

몰래 눈시울 붉힐 것만 같은

 

어릴 적

소고삐 풀어놓은 채

방아깨비 손잡고 풀밭에 누워

콩닥콩닥 방아놀이 일삼으며

무심히 바라보았던 그곳

 

오늘은

그대 푸른 바다에서

염소구름 타고 뒹굴며

세상모르고 살았어라

 

어디선가

날아오르는 새 한 마리

허공 가득 채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