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빈 화분을 보며/유종인

김욱진 2010. 11. 6. 10:35

 

   빈 화분을 보며

  

      유종인

 

 


꽃 대신 고추 모종을 빈 화분에 심는 노파여


당신의 머리에는 백초(白草)가 성성하여


가벼운 몸분(盆)엔 벌써


저승꽃이 거뭇해라



한 계절을 비워냈기로 관(棺)으로 쓰일 소냐


여우비를 심어볼까


천뢰(天籟)의 시를 옮겨볼까


아니야,


광야를 불러다


숨통 하날 틔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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