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할머니 입/윤동재
김욱진
2011. 5. 19. 16:30
할머니 입
윤동재
할머니를 보면
참 우스워요
세 살배기 내 동생에게
숟가락으로 밥을
떠 넣어 주실 때마다
할머니도
아--
아--
입을 크게 벌리지요.
할머니 입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할머니를 보면
참 우스워요.
세 살배기 내 동생이
밥 한 숟가락
입에 넣고
오물오물거릴 때마다
할머니도
내 동생을 따라
입을 우물우물하지요.
할머니 입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