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안부/황지우

김욱진 2018. 2. 1. 10:49

          안부

                 황지우



안녕하신지요, 또 한 해가 갑니다

연말연시 피하여 어디 쓸쓸한 곳에 가서

멍하니 있고 싶어요

머리 갸우뚱하고 물및을 내려다보는

게으른 새처럼

의아하게 제 삶을 흘러가게 할 거예요

해질 무렵이면

땅을 치고 통곡하고 싶은 삶인데요

이대로 내버려 둘까요

자꾸 얼마 안 남았는데 하는 생각뿐예요

급브레이크를 밟은 자동차 바퀴자국이 난

건널목 지나

맞은 편 성요한병원 붉은 벽돌담에

몸 기댄 겨울나무 그림자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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