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답잖은 시론김욱진 오늘 참 먼 길을 왔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68년이 걸렸네요. 제가 이 집까지 오게 된 것은 참으로 기적입니다. 멀고도 가까운 이곳 강문숙 선생님과의 시절 인연이 여기, 지금, 나와 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순간 귀하고 소중한 인연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시답잖은 시집 한 권이 因이었고 성주에 있는 선원 카페에 강물소리 몇몇 시인님들과 동행한 것이 緣이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닿은 이 인연의 줄이 이토록 끈끈하게 이어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마는 나는 분명 지금, 여기 있습니다. 여기 함께하신 선생님들 모두 나를 한번 찾아 보십시오. 여기, 지금, 나는 어디 있습니까? 저기 마당에 서있는 나무를 한번 보십시오. 제 말에 속지 말고 저 나무에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