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2 / 신해욱

김욱진 2025. 11. 11. 12:54

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2

신해욱

 

 

비가 왔다 곡우였다

거름은 나무의 것

모이는 새의 것

우리는 먹이를 먹었다

자연의 가장자리에 들어

먹이는 우리의 것

우리의 먹이를 먹었다

촉촉하구나 촉촉하다

촉촉한 등은 개구리의 것

촉촉한 흙은 지렁이의 것

미끄러지며 목을 넘어가는

먹이는 우리의 것

누가 먹던 우리의 것

우리는 기분이 들떴다

우리는 잇몸도 들떴지

혀는 요망하고

보드랍구나 혀에 닿는

혀 밑의 부끄러운 것

곡우였다 흡족했다

거름은 나무의 것

삶은 자연의 것

못물은 모의 것

촉촉한 혀는 우리의 것

우리는 입술을 훔쳤다

우리는 입을 벌렸다

넘치는 못물에 대견한 마음을 비추며

혓바늘이 돋은 혓바닥을 자랑하고 싶어 참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