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가장자리와 자연사2
신해욱
비가 왔다 곡우였다
거름은 나무의 것
모이는 새의 것
우리는 먹이를 먹었다
자연의 가장자리에 들어
먹이는 우리의 것
우리의 먹이를 먹었다
촉촉하구나 촉촉하다
촉촉한 등은 개구리의 것
촉촉한 흙은 지렁이의 것
미끄러지며 목을 넘어가는
먹이는 우리의 것
누가 먹던 우리의 것
우리는 기분이 들떴다
우리는 잇몸도 들떴지
혀는 요망하고
보드랍구나 혀에 닿는
혀 밑의 부끄러운 것
곡우였다 흡족했다
거름은 나무의 것
삶은 자연의 것
못물은 모의 것
촉촉한 혀는 우리의 것
우리는 입술을 훔쳤다
우리는 입을 벌렸다
넘치는 못물에 대견한 마음을 비추며
혓바늘이 돋은 혓바닥을 자랑하고 싶어 참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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