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이창기
오늘도
온종일
까치 산비둘기와 함께
콩밭에서 살았습니다
늘 고만한 키
생전에 입던 잠바
색 바랜 운동모를 쓰고
먼발치에서 보면
누구라도
신씨 노인이 이 땡볕에 또 밭에서 일하네
라고 중얼대며 오갔을 겁니다
화투놀이 끝에 격조했던 읍내 사는 친구 한 분은
버스를 타고 마을 회관 앞을 지나다
비탈밭에 수그리고 있는 그를 발견하고는
반가운 마음에 버스에서 내려
한참을 지켜보다
끝내
말을
걸고
말았
답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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