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아버님의 사랑 말씀6/강형철

김욱진 2011. 5. 19. 16:07

                               아버님의 사랑 말씀6

                                   강형철

 

 

 

너 이놈으 자식 앉아봐 아버지는 방바닥을 손바닥으로 내려치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여그도 못살고 저그도 못살고 오막살이 이 찌그러진 집 한칸 지니고 사는디 넘으 집 칙간 청소하고 돈 십오만 원 받아각고 사는디 뭐 집을 잽혀야 쓰겄다고 아나 여기있다 문서허고 도장 있응게 니 맘대로 혀봐라 이 순 싸가지 없는 새꺄 아 내가 언제 너더러 용돈 한푼 달라고 혔냐 돈을 꿔달라고 혔냐 그저 ?설?안 남은 거 숨이나 깔딱깔딱 쉬고 사는디 왜 날 못살게 구느냔 말여 왜!왜!왜! 아버지 지가 오죽허면 그러겄습니까 이번만 어떻게… 뭐 오죽허면 그러겄냐고 아 그렁게 여기 있단 말여 니 맘대로 삶아 먹든지 고아먹든지 허란 말여 에라 이 순......

그날 은행에 가서 손도장을 눌러 본인 확인란을 채우고 돌아오는 길에 말씀하셨습니다. 아침에 막걸리 한잔 먹고 헌 말은 잊어버려라 너도 알다시피 나도 애상바쳐 죽겄다 니가 어떻게 돈을 좀 애껴 쓰고 무서운 줄 알라고 헌 소링게…

"청개구리야, 너, 엄마 말 잘 안 듣는다고 교과서에 다 나왔다."

"그러는 댁은요?"

잔디밭에서 풀을 뽑다 만난 청개구리한테 괜한 말을 던졌다가 본전도 못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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