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누가 잠든 바다를 건드렸다
길은 무너지고 배는 휘청거렸다
선수와 선미는 이산가족 되어 흩어졌고
바다는 그들의 명단을 발표했다
육지는 섬이 되어 울렁거렸다
귀신 잡는다는 대한민국 해병,
그대들은 백령도 속살 후비며 어뢰비늘 벗기고 있는가
숨죽인 전우들의 전화번호 찾고 있는가
그대들은 누구의 명령에 복종할 참인가
‘너의이ㅁㅜ수행끄ㅌ…깅급암호버트ㄴㅜ르고
…신속ㅎ바ㄷㅏ궁전빠ㅈㅕ나와가ㅂ판으로복ㄱㅟ하라…’
들리지 않는가, 어미의 사막 같은 통곡
보이지 않는가, 아내의 피멍든 문자메시지
아른거리지 않는가, 산산이 쏟아지는 눈빛 눈빛들
아, 그 어디선가 부릅뜬 채 보초 서있을 숨결이여
애꿎은 궁지에서
새떼처럼 비상하라, 푸른 영혼들이여
이제 편안함으로 갈아타고
넘실넘실 노 저어 오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