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이
밤새 누가 울고 갔나
그 여음餘音 따라가 닿은
앞산공원, 실안개 걷힌
길섶 한 모퉁이서
개나리처녀와 벚나무노총각이
혼례식을 올린다
봄의 주례로
나리 양과 벚 군이
향긋한 바람 몇 모금 마시며
입맞춤 하자
꽃 보라 휘날리는
허공으로
새들의 축하 노래
울려 퍼지고
어느 새
하객들과 일일이
악수 나누는
봄
어디선가
겨울잠 깨고 나온
두꺼비의 눈꺼풀이
한결 가벼워 보인다
(대구문학 2006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