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힘
- 김연아의 눈물
박정원
눈물에게도 길이 있다
혼자 걷다 골목 끝에서 그만 주저앉은 길, 예리한 칼날로 받쳐 올린 길, 수천수만 번 스스로 일으켜 세운 길, 빙벽 직전 멈췄다가 이어놓은 길,
그 길 한가운데에서
가난한 어머니의 촉촉한 눈빛이 라면을 먹는다
아버지의 헛기침소리가 강소주를 들이켠다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힘이
눈물길을 걷는다
0.01그램의 방울방울이 59억 8천억 톤의 지구를 뒤흔든 힘, 4만여 킬로미터의 지구를 단 0.01초 만에 돌파한 힘, 삐죽거리던 소리조차 단단히 죄어놓은 힘, 몇날며칠 먹지 않아도 배부른 힘,
잠자는 딸아이의 얼굴을 가까이 들여다보게 하는 힘,
수많은 낙타들 고요히 눈물사막을 걷게 만드는 힘!
- <시평> 2010.여름호
출처 : 함께하는 시인들
글쓴이 : 박정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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