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후기
뒤돌아보니 짜릿한 순간들이다. 산으로 바다로 함께 떠나기도 여러 번이었다. 참꽃 한 다발씩 걸머지고 내려온 비슬산 산행과 동해안 여름 문학기행 그리고 가을걷이하느라 분주했다. 나뒹군 글감 하나라도 더 주워보려고 애쓴 몸부림들이었다. 비슬산 봄나들이 갔다 온 후유증으로 참꽃 관련 글들이 활짝 피어났다. 글감 찾는답시고 구룡포 어시장 떠돌며 회 꺼리만 봉지봉지 싸들고 길거리 퍼질러 앉아 소주잔 정신없이 돌리던 추억들, 가슴 속에 숨겨둔 저마다의 구겨진 삶 안주삼아 밤새 글감 토해내던 감포의 새벽 바닷가 파도소리, 지금도 울렁울렁거린다. 청송 주산지 한 가운데 서있는 왕버들은 올 가을을 잘 견뎠는지, 비단잉어들의 겨우살이는 힘겹지 않은지, 달기 약수는 여전히 순진한 사이다 맛을 내고 있는지 궁금도 하다. 무덥던 지난여름 말복을 빌미로 비슬산 계곡 간이 문학 세미나 때, 손수 삼계탕을 끓여 먹고 빗줄기 시원하게 두들겨 맞으며 물장구치고 놀던 순간들이 스냅사진처럼 스쳐지나간다. 지난 초가을, 화원 동산에서 열린 (녹색 달성, 꽃피다) 행사에 우리 달성 문협은 (문학의 향기 바람에 날리다)라는 주제로 시화전을 주관하기도 했다. 또 가을 단풍놀이 번개 모임 땐, 유가사 은행나무 아래 떨어진 은행알을 주워 맛보기도 하고 자연휴양림 오솔길 돌아 걸어 내려와 동동주 한 바가지에 시 한수씩 읊으며 밤늦도록 인생과 문학을 토로하던 순간들도 잊혀지지 않는다. 어느새 세월은 또 흘러 밥값 내놓으라고 조른다. 도리 없다. 한 배에서 나온 자식도 시시각각 딴 생각을 하며 살아가지 않던가. 다 같이 보고 듣고 느끼며 뒹굴었지만, 저마다의 빛깔과 사색으로 드러낸 글의 깊이와 넓이는 준엄할 뿐이다. 다만, 결핍된 언어들의 조합은 또 다시 뼈를 깎는 고뇌로 채워가야 할 글쓴이의 몫이다. 달성문인협회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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