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진달래 / 강윤후

김욱진 2020. 9. 23. 08:28

진달래

강윤후

 

 

진달래는 고혈압이다.

굶주림에 눈멀어

우굴우굴 쏟아져 나온 빨치산처럼

산기슭 여기저기서

정맥 터질 듯 총질하는 꽃

 

진달래는 난장질에

온 산은 주리가 틀려

서둘러 푸르러지고

겨우내 식은 세상의 이마가

 

불쑥 뜨거워진다.

도화선 같은 물줄기 따라

마구 터지는 폭약, 진달래

진달래가 다 지고 말면

풍병(風病)든 봄은 비틀비틀

여름으로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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