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강윤후
진달래는 고혈압이다.
굶주림에 눈멀어
우굴우굴 쏟아져 나온 빨치산처럼
산기슭 여기저기서
정맥 터질 듯 총질하는 꽃
진달래는 난장질에
온 산은 주리가 틀려
서둘러 푸르러지고
겨우내 식은 세상의 이마가
불쑥 뜨거워진다.
도화선 같은 물줄기 따라
마구 터지는 폭약, 진달래
진달래가 다 지고 말면
풍병(風病)든 봄은 비틀비틀
여름으로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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