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여자
정복녀
그녀가 바빠졌다
그녀는 이제 갓 이혼녀
아침이면 두개골을 활짝열고
아직 습기 찬 감옥을 널어놓고 나간다
이십대에 넣어둔
처녀의 운동화를 꺼내 신고
스쿼시도 하다가 에어로빅도 하다가
문화센터에서 종이 다보탑을 접고
행복한 삶이나 웃음철학도 듣는다
저녁은 잘 차린 연어구이 밥상
한 벌의 수저를 가지런히 놓고
백포도주도 한 모금 찔끔,
갑자기 미래가 희망찬
시간의 바다 속으로 던져졌다
뭐든 할 수 있음! 그 하루 위에서
적극적이라는 구명보트에 매달린
그녀의 삶은 이제 무사하리
그녀는 그녀를 석방하고 얻은
단독자의 통장을 베고 눕는다
이제 그녀는
그녀로만 가는 돛대 같은 것
자고 나면 열심히
열심히 하루를 헤엄칠 것이다
라고 말하다 암초처럼 꿈이 닿으면
갑자기 그녀의 옛 감옥으로
획 돌아 내달리는 그녀의 저 큰 등지르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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