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사계

진오선사 다비식

김욱진 2010. 5. 21. 21:36

 

 진오선사眞悟禪師 다비식

     -비슬산12

 

 

 

 

생살 굽는 냄새 맡고

어디선가 날아든 까마귀 떼

구슬프게 울어대는

이승의 종착역

 

출발지 도착지도 없는

그저, 한 영혼의 이름과

접수번호만 오롯 적힌

저승승차권을 받아들고

화장장 입구에 들어섰다

 

출발 신호와 함께

전광판 한가운데로

붉게 아로새겨지는

도착 예정시각

 

숨 한번 길게 들어 쉬고

잠시 고향 다녀오신다던

진오眞悟* 노스님의 법구에서

홀연,

진신사리 궁전 한 채 지어졌다

 

 

 

 

*진오(眞悟) : 1992년 비슬산 유가사 수도암에서 입적하신 비구니계 큰 선승으로, 진신사리가 백여 과 남짓 나왔음.

 

 

 

 

'♧...비슬산 사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속의 나  (0) 2010.05.21
비슬산 사계  (0) 2010.05.21
가난한 날의 잔상1  (0) 2010.05.21
가난한 날의 잔상2  (0) 2010.05.21
어른이 되고 싶었지  (0) 2010.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