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오선사眞悟禪師 다비식
-비슬산12
생살 굽는 냄새 맡고
어디선가 날아든 까마귀 떼
구슬프게 울어대는
이승의 종착역
출발지 도착지도 없는
그저, 한 영혼의 이름과
접수번호만 오롯 적힌
저승승차권을 받아들고
화장장 입구에 들어섰다
출발 신호와 함께
전광판 한가운데로
붉게 아로새겨지는
도착 예정시각
숨 한번 길게 들어 쉬고
잠시 고향 다녀오신다던
진오眞悟* 노스님의 법구에서
홀연,
진신사리 궁전 한 채 지어졌다
*진오(眞悟) : 1992년 비슬산 유가사 수도암에서 입적하신 비구니계 큰 선승으로, 진신사리가 백여 과 남짓 나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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