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일
박목월
시인이라는 말은
내 성명 위에 늘 붙는 관사
이 낡은 모자를 쓰고
나는
비오는 거리를 헤매었다.
이것은 전신을 가리기에는
너무나 어쭙잖은 것
또한 나만 쳐다보는
어린 것들을 덮기에도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것
허나, 인간이
평생 마른 옷만 입을까 보냐.
다만 두발이 젖지 않는
그것만으로
나는 고맙고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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