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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우리 삶에 문학은 왜 필요한가

김욱진 2011. 11. 7. 16:00

 

-발간사-

 

                   우리 삶에 문학은 왜 필요한가

                                 한국문인협회 달성지부장 김욱진

 

 

문학은 일종의 대리 경험입니다. 누구나 시간적 공간적 상황적 한계 때문에 이 세상 모든 경험을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문학을 통해서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순간순간 생각해보게 됩니다. 문학은 삶의 고통을 위로하고 사물이나 현상을 새롭게 인식하거나 발견하게 해줍니다. 문학을 통해 우리는 삶의 기쁨을 발견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문학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함께 공유하는 내적 세계에 눈뜨게 합니다. 정신적으로 성숙하고 삶에 눈뜬다는 것이 때로는 아픈 경험이지만 이 세상을 의미 있게 살다 가기 위해 꼭 겪어야 할 과정인가 봅니다. 인간이 아름다운 이유는 어떤 슬픔과 고통도 받아들이고 서로 위로하며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인식할 줄 알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문학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 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2008년 10월 29일, 가칭 '달성문인협회'는 화원 화선장 식당에서 첫모임을 가졌습니다. 과거 행정구역상 경상북도에 소속되었던 달성군이 대구광역시로 귀속됨에 따라 문학 영역도 대구문인협회로 어물쩍 넘어가버렸지요. 지방자치제 등으로 각 군마다 지역 특성을 살린 문학 활동이 활성화되는 마당에 달성군은 변변찮은 문학단체 하나 없는 지역이 된 셈이지요. 이에 달성지역에 연고가 있는 문인 9명이 달성문학을 되살려야한다는데 뜻을 모았습니다. 달성 출신 및 현재 달성 지역 거주 문인, 나아가 달성을 사랑하고 관심 있는 문인을 회원자격으로 규정하고 회원 확보에 주력했지요. 현재 총 회원 수는 82명으로 관심도에 따라 준회원, 달성벗님, 달성인, 달성문인 등 네 단계로 나뉘어져 인터넷 카페 활동이 되고 있으며, 정기적 만남을 통한 문학 활동은 30명의 ‘달성문인’들에 의해 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회원들의 장르는 시, 수필, 소설, 동시 등 다양하지만, 아직은 시 중심의 활동이 주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넷 카페 달성문인협회 ‘매월 공통 주제 글쓰기’ 방은 말 그대로 매월 공통 주제를 정해서 회원들의 글쓰기 동참을 유도하고 서로의 작품을 냉정히 평하는 공간입니다. ‘달성문인곳간’ 방은 그 동안 여러 신문이나 각종 문학지에 발표된 회원들 작품을 소개해둔 곳이지요.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비슬산 참꽃제 행사 때마다 시화전 및 시낭송을 개최하여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달성문인협회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한국문인협회 달성지부 명의로 달성문학 3집을 냅니다. 달성문학의 텃밭을 일군지도 어느새 3년이 되었네요. 그간 철새들도 많이 다녀갔습니다. 꽃과 나무를 심고 잡초를 뽑는 일이 쉽지는 않았습니다만, 시련 속에서 피워 낸 꽃향기가 진하다고 했던가요. 까칠한 난관이 있었기에 감회가 더욱 새롭습니다. 금년에도 달성문인협회 이름표를 달고 산으로 바다로 떠돌며 문학의 끈을 동여맸습니다. '한국문인협회 달성지부 인준 사실을 최대한 전향적으로 수렴한다'고 보내온 올 3월 초 한국문협 공문과 광역시 산하 시군구에도 지부 설치가 가능하다는 지난 6월의 한국문협 정관 개정을 생각하며……. 그러나 그 산하 조직인 대구지회는 한국문협 정관 개정을 반대하며 달성지부 인준을 강하게 거부했습니다. 3년 전, 우리가 달성문인협회로 창립하려고 할 때, ‘축! 달성문인회’라고 적어 보낸 대구지회장의 화환 문구가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예리하지 않고서는 견뎌낼 수 없는 오기였다/가장 약한 것이 가장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밤마다 처마 밑에서 울던 회초리였다/거꾸로 매달려 세상을 볼 수밖에 없었던 날카로운 송곳이었다/냉혹하게 자신을 다스릴수록 단단해지던 회한이었다/언제 떨어질까 위태롭다고들 했지만/그런 말들을 겨냥한 소리 없는 절규였다.'고 쓴 박정원 시인의 '고드름'이 우리의 고단한 문단 역사를 되새겨 줍니다.

'달성문학 3집'에 옥고를 보내주신 문인수, 김하나, 노중석 선생님께 감사합니다. 한국문인협회 달성지부 인준을 위해 그 동안 마음고생 함께 해주신 달성문인협회 회원 여러분들의 건강과 문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2011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