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떠돌다, 또
날이 저문다
의뭉스러운 겹거미 한 마리가
허공에 집을 짓는다
석류 입술에 살몃 기댄
햇살 몇 줌 주워 기둥 세우고
수런거리는 갈바람의 그늘 아래
한가로이 걸터앉아
투기꾼마저 눈치 채지 못한 그곳에
얼기설기 줄을 친다
어디선가 날아온
고추잠자리 서너 마리가
하룻밤 묵어갈 요량이다
처마 밑으로
찬바람이 분다
(시문학 2007년 4월호)
거미
떠돌다, 또
날이 저문다
의뭉스러운 겹거미 한 마리가
허공에 집을 짓는다
석류 입술에 살몃 기댄
햇살 몇 줌 주워 기둥 세우고
수런거리는 갈바람의 그늘 아래
한가로이 걸터앉아
투기꾼마저 눈치 채지 못한 그곳에
얼기설기 줄을 친다
어디선가 날아온
고추잠자리 서너 마리가
하룻밤 묵어갈 요량이다
처마 밑으로
찬바람이 분다
(시문학 2007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