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거장
민병도
그 때 거기서 내렸어야 했다는 것을
기차가 떠나기 전엔 눈치채지 못했네
창 너머 벚꽃에 취해,
오지 않는 시간에 묶여
그 때 거기서 내렸어야 옳았다는 것을
자리를 내줄 때까진 까맣게 알지 못했네
갱상도,돌이 씹히는 사투리와 비 사이
그저 산다는 것은
달력에 밑줄긋기
일테면 그것은 또
지나쳐서 되돌아가기
놓치고 되돌아보는 정거장은 더욱 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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