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각축/문인수

김욱진 2014. 10. 3. 22:14

                        각축

                                        문인수

 

 

 

 

어미와 새끼 염소 세 마리가 장날 나왔습니다.

따로 따로 팔려갈지도 모를 일이지요. 젖을 뗀 것 같은 어미는 말뚝에 묶여 있고
새까맣게 어린 새끼들은 아직 어미 반경 안에서만 놉니다.

2월, 상사화 잎싹만 한 뿔을 맞대며 톡, 탁,

골 때리며 풀 리그로
끊임없는 티격태격입니다. 저러면 참, 나중 나중에라도 서로 잘 알아볼 수 있겠네요.

지금, 세밀하고도 야무진 각인 중에 있습니다.

 

  

―시선집『자연 속에서 읽는 한 편의 시 02』(국립공원,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