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
가르치는 아이들 앞에서
부쩍 날 세울 때 많다
그런 날은 조금이라도
날 뭉그러뜨리기 위해
하염없이 걷는다
날 어둑어둑해질 무렵이면
날 던져버리기도 십상이다
날 잊어버리고
날이 날 주워 담는
그런 날
서문시장 지나
지하상가 벤치 우두커니 앉아
비켜선 날 찾고 있는 중
반신불수의 한 젊은 남자
내 앞으로 몇 번을 왔다갔다
왼쪽은 이미 저승에 가 있고
오른쪽은 날 향해
날 주워 담고 있었다
날이 날 버린
그런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