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

김욱진 2016. 11. 9. 19:37

                       혹

   

몇 해 전 콩알만 한 물혹 생겼다고

콩콩이처럼 옹알옹알 거려도

못 들은 척 스쳐 지났더니

그게 참, 못된 혹 될 줄이야

콩을 팥이라 해도 믿고 살았던 콩팥에게

속았다

장기판 뒤흔든 신의 한 수

물려줄 리 만무하다

살얼음판이 되어버린 장기판

이제 내가 둘 차례다

혹, 저 외통수 막을 수는 없을까

비기는 수쯤이야 얕잡아 봤던 날

천 길 낭떠러지로 끌고 간 혹

간이라도 빼주는 척하면

한 수 물려줄까

마냥 멍 때릴 수만 없는 한 판

누군가 훈수 두고 간다

저럴 땐 한 수 물러서야지

장군 멍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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