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화엄장 / 사윤수

김욱진 2019. 11. 13. 17:23

화엄장

사윤수

 

지리산 화엄사에 

독수라는 부처가 살고 있었다는데 

어느 날 

법당의 촛불이 다 타고 

공양주도 잠든 밤 

부처가 마을로 간 까닭은 

불심 깊은 보살이 부처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라는데

 

독수공방은 

부처의 방이 비었다는 뜻입니까

부처가 나의 방에 없다는 뜻입니까

   

빈 적도 없고 없는 적도 없어라 

구름은 밤하늘에도 쉬지 않고 흐르나니 

그날 밤 보살과 부처가 이루어 

소신공양 보시하며 머문 곳이 

화엄사 아래 화엄장이라는데 

꽃들은 새가 되어 날아오르고 

별들이 은하수에서 뱃놀이하는 

화엄화엄 화엄의 장, 그 장엄한 전설이 

아직 화개장터에 남아 있다는데

 

부처의 자식은 열 살이 될 때까지 색동옷을 입혀 키우면 

무병장수한다는 설도 있다는데, 있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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