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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랫줄 저편 / 장정욱

김욱진 2020. 7. 16. 15:44

빨랫줄 저편 

장정욱 시인

 

 

질긴 죄목이었다

 

젖은 아이를 안고

무지개가 이어진 계단을 올랐다

 

아이의 입이 지워졌다

 

울음을 모르는 입에서

뚝뚝

 

이승의 끝과 끝이

파르르 떨렸다

 

환청의 기저귀를 채우고

빈 젖을 물리고

 

젖지 않는 오줌

아물지 않는 배꼽

 

무지개가 늘어지지 않도록

바지랑대를 세워

높이

아이를 널었다

 

-2018 수주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