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 문태준

김욱진 2020. 8. 7. 20:01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문태준

 

 

당신은 나조차 알아보지 못하네

요를 깔고 아주 가벼운 이불을 덮고 있네

한층의 재가 당신의 몸을 덮은 듯하네

눈도 입도 코도 가늘어지고 작아지고 낮아졌네

당신은 아무런 표정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네

서리가 빛에 차차 마르듯이 숨결이 마르고 있네

당신은 평범해지고 희미해지네

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의 몸이 된 당신을 보네

오래 잊지 말자는 말은 못하겠네

당신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네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을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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