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귀휴 / 문태준

김욱진 2020. 8. 7. 19:51

귀휴

문태준

 

 

돌아와 나흘을 매어놓고 살다

 

구불구불한 산길에게 자꾸 빠져들다

 

초승달과 새와 높게 어울리다

 

소와 하루 밤새 게으르게 눕다

 

닭들에게 마당을 꾸어 쓰다

 

해 질 무렵까지 말뚝에 묶어놓고 나를 풀밭을 염소에게 맡기다

 

울 아래 분꽃 곁에 벌을 데려오다

 

엉클어진 수풀에서 나온 뱀을 따르며 길게 슬퍼하다

 

조용한 때에 샘이 솟는 곳에 앉아 웃다

 

이들과 주민이 되어 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