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휴
문태준
돌아와 나흘을 매어놓고 살다
구불구불한 산길에게 자꾸 빠져들다
초승달과 새와 높게 어울리다
소와 하루 밤새 게으르게 눕다
닭들에게 마당을 꾸어 쓰다
해 질 무렵까지 말뚝에 묶어놓고 나를 풀밭을 염소에게 맡기다
울 아래 분꽃 곁에 벌을 데려오다
엉클어진 수풀에서 나온 뱀을 따르며 길게 슬퍼하다
조용한 때에 샘이 솟는 곳에 앉아 웃다
이들과 주민이 되어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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