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시국

그 바람에

김욱진 2020. 11. 8. 21:00

그 바람에

 

 

 

은행들이 다 털렸다

졸지에 알거지 신세가 되어버린 은행들은

길바닥에 나앉았고

그 소문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구린내가 났다

누구 소행인지 따져볼 겨를도 없이

줄도산 당한 은행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그 바람에

은행 주가는 폭락했고

빚쟁이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 짓뭉개듯

은행 짓밟고 지나갔고

바람은 그냥 빚잔치 한 판

속 시원하게 벌인 듯 지나갔다

그 바람에

빚진 늦가을 바람은

큰길가 신호등 언저리 보도블록 위

은행 신용불량자 딱지처럼 딱 붙어있는

일수대출 광고지 직빵 전화번호부터

슬그머니 떼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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