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빛 여자도
곽재구
바람이 불어오면 나는 알지
우리가 함께 손잡고 걸어가던 시간이 그곳에 있었음을
달천에서 작은 여객선을 타고
우리가 서러운 눈망울 속에
서러운 눈에 든 갈매기 울음소리를 듣는 동안
연안의 섬들이 뜨거운 긴 손을 내미네
내 어릴 적 보라색 크레용을 좋아해서
보라색 엄마를 그리고
보라색 기차를 타고
보라색 배를 타고
보라색 꽃이 핀 세상에 길들을
외톨이 고등어처럼 떠돌고 싶었네
오늘 당신과 나
보라색 파도와 함께
여자도로 가네
보라색의 섬들이
보라색의 별처럼
보라색의 꽃다발 되어
우리들 가슴에 담기네
보라색 여인이 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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