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밥그릇 / 조향순

김욱진 2021. 6. 30. 09:38

밥그릇

조향순

 

 

바깥에 사는 고양이의 밥그릇을 채우느라

나는 늘 바쁩니다

 

아침 먹으로 왔는데 밥그릇이 비었잖아

실컷 놀고 출출한데 밥그릇이 비었잖아

밤참 먹으로 왔더니 밥그릇이 비었잖아

이럴까봐 아침에도 낮에도 밤중에도

밥그릇을 채웁니다

 

빈 밥그릇 앞에서 떨어뜨릴

꽃씨 같은 작은

눈물, 생각만 해도

아!

 

빈 밥그릇 앞에서 떨어지는 세상의 모든

눈물, 생각만 해도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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