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화석
황동규
뻘빛 번진 진회색 판에 점점점 찍혀 있는 빗방울 화석. 혹시 어느 저녁 외로운 공룡이 뻘에 퍼질러 앉아 흩뿌린 눈물 자국? 화석이 두근대기 시작한다.
감춘 눈물 방울들이
채 굳지 않은 마음 만나면
흔적 남기지 않고 가기 어려우리.
길섶 쑥부쟁이 얼룩진 얼굴 몇 점
사라지지 않고 맴도는 가을 저녁 안개
몰래 내쉬는 인간의 숨도
삶의 육필로 남으리
채 굳지 않은 마음 만나면
'♧...참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포/김수영 (0) | 2011.04.13 |
---|---|
봄이 오는 길목/박재삼 (0) | 2011.04.12 |
꽃씨를 닮은 마침표처럼/이해인 (0) | 2011.04.01 |
봄/이성부 (0) | 2011.03.25 |
어떤 적막/정현종 (0) | 2011.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