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풀따기/김소월

김욱진 2011. 12. 16. 08:43

      풀따기

                                                 김소월

 

 

우리 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숲 사이의 시냇물, 모랫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날마다 피어나는 우리 님 생각.

날마다 뒷산에 홀로 앉아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흘러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

내어 던진 풀잎은 옅게 떠갈 제

물살이 헤적헤적 품을 헤쳐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가엾는 이 내 속을 둘 곳 없어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지고

흘러가는 잎이나 맘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