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살구나무죽비/임성구

김욱진 2013. 11. 28. 09:42

           살구나무죽비

                                  임성구

 

 

무쇠 같은 하루가 노을에 닿는 시간

시퍼런 몸에 감춰진 찌던 먼지 털어낸다

 

속 비운

살구나무죽비

내 등에서 꽃 핀다

 

꽉 막힌 혈전들이 녹아 내리는 몸 속 행간

천 년 전 바람 냄새 스멀스멀 배어들면

 

그 몸을

기억하는 살구

몸의 터널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