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수제비
정영희
겨울이 깊어 강물도 한층 깊어가고 있습니다 돌팔매질에 놀란 새 한 무리가 푸드득 허공을 향해 날아오릅니다 한 번도 당신에게 가 닿지 못한 나는 언제나 무거운 돌이었습니다 자세를 좀 더 낮추고 강의 중심부를 향하여 힘껏 돌을 던집니다 물의 중심까지 찬찬히 걸어 간 돌은 물결의 흐름을 전신으로 느끼며 전율합니다 그리곤 이내 물결이 되어 깊어갑니다 자신이 돌이었다는 사실조차 까맣게 잊어버리고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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