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한 호흡/문태준

김욱진 2013. 12. 29. 14:49

       한 호흡
              문태준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워내고

피어난 꽃은 한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꽃나무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번 흔들어 보이는 한 호흡

예순갑자를 돌아나온 아버지처럼

그 홍역 같은 삶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

 

 

 


'♧...참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름/박규리   (0) 2013.12.29
느슨해진다는 것/이정록  (0) 2013.12.29
거룩한 식사/황지우  (0) 2013.12.29
가협시편/장석주  (0) 2013.12.29
노숙 외 5편/김사인  (0) 2013.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