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한 그릇
우영규
갓바위 오르는 길
암벽 사이 작은 불상 앞에
누가 갖다 놓았는지
밥 한 그릇 올려져 있다
덩그렇다, 피어오르는 김은
지극한 소원이다
제단에 오른 정성은 희다 못해 푸르다
너부죽한 달이 떠오르자
푸르게 닳은 소원 한 그릇은
한 덩이 달 품은 섬이다
세상의 어머니 모두 달 부처가 되어
한 그릇 소원에 담긴다
아무도 가져갈 수없는 달빛 한 그릇
그냥 저대로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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