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벌레를 먹다
정일근
이른 출근길 팥빵 하나로 얼요기 한다
날아온 작은 날벌레 한 마리 겸상이다
저도 갈 길 바쁜 것 같아 쫓지 않고 함께 먹는다
다 먹고 나니 그 벌레 보이지 않는다
아뿔싸! 나의 식탐이 벌레까지 다 먹었구나
내 뱃속에 너의 지옥이 있었구나
내가 걸어 다니는 아귀 나락이었구나
벌레여 다가오는 고성 안국사 우란분회 가서
너의 천도 엎드려 빌어야겠지만
나를 절대 용서하지 마라, 이 벌 다 받게 해라.
'♧...참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허가/송경동 (0) | 2015.12.15 |
---|---|
중과부적/김사인 (0) | 2015.12.11 |
달빛 한 그릇/우영규 (0) | 2015.12.05 |
삼겹살을 뒤집는다는 것은/원구식 (0) | 2015.12.03 |
두엄, 화엄/반칠환 (0) | 2015.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