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날벌레를 먹다/정일근

김욱진 2015. 12. 9. 16:13

         날벌레를 먹다 

           정일근

 

 

 

 

이른 출근길 팥빵 하나로 얼요기 한다

 

날아온 작은 날벌레 한 마리 겸상이다

 

저도 갈 길 바쁜 것 같아 쫓지 않고 함께 먹는다

 

다 먹고 나니 그 벌레 보이지 않는다

 

아뿔싸! 나의 식탐이 벌레까지 다 먹었구나

 

내 뱃속에 너의 지옥이 있었구나

 

내가 걸어 다니는 아귀 나락이었구나

 

벌레여 다가오는 고성 안국사 우란분회 가서

 

너의 천도 엎드려 빌어야겠지만

 

나를 절대 용서하지 마라, 이 벌  다 받게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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