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한詩

마감/박윤배

김욱진 2015. 12. 21. 17:14

                 마감

                  박 윤 배

 


풀들 , 잿빛으로 돌아가는

땅 위로

눈이되지 못한  겨울비 내린다

국숫집 처마 아래 서서

마감해야 할 사랑에  뻑뻑 담배 피워물지만

옛날식 칼국수가 맛있다고

어서 들어오라고

늙은 할매는 눈짓한다

우산도 없이 걸어온 생이었으니

푹푹 삭을 일만 남았다고

풀들은 납작 엎드린다

겨울비는 내리는게 아니라

어디론가 흘러

떠나고 있는 것이다

엄지와 검지에 걸렸다가

컴컴한 하수구 입안에

주르르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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