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

참꽃 시회詩會

김욱진 2016. 11. 9. 18:54

         

             참꽃 시회詩會

 

 

 

참꽃 피워 가난한 시인 한 철 먹여 살리는 비슬산

노동절 하루도 쉴 틈이 없다

숨 가쁘게 따라 부른 옛 노래 공연이 끝나고

곧바로 시낭송회가 이어졌다

가득 메운 사람들이 썰물처럼 싹 빠져나간다

시들시들해진 참꽃처럼

시인들만 소복 모여 앉은 시낭송장   

난 그저 참, 조용한

혁명가나 한 곡 부르고 내려갈까 망설이다

넋 나간 꽃인 양

참, 좋다

참, 좋다

텅 비어서 참, 좋다

꽃말 몇 마디 시답잖게 중얼거렸더니

민심은 아래서부터 위로

붉게 붉게 번져 천심을 사로잡은 듯

웃음소리 팍, 터졌다

발품 팔아먹고 사는 나의 시는

피어 보지도 못한 채

피를 토하고 죽었다

 

 

'♧...참, 조용한 혁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팽이 뒷간*  (0) 2016.11.09
참, 조용한 혁명   (0) 2016.11.09
겨울 참꽃  (0) 2016.11.09
속병  (0) 2016.11.09
도동서원 은행나무  (0) 2016.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