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참꽃
연말 달성문학 5집 출판회 갔더니
회장님께서 새달 중순까지 내로라하는
참꽃 시 한 편 지어달라고 하신다
참, 난감하다
꽃도 그냥 꽃도 아니고, 참
꽃을 피워 달라고 하니
내가 무슨 재주로
이 엄동설한에, 참
꽃을 피울 수 있겠는가
어쩔 도리 없이
눈 내린 비슬산 정상 천왕봉 올라
눈꽃이라도 실컷 바라보는 수밖에
수백만 평 번지고 번진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꽃이 활짝 피었다
하아얀 겨울, 참
꽃이 명징하게 피었다
나는 그 시화에다
'겨울 참꽃' 제목 붙여
이름만 석 자 새겨두고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