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

속병

김욱진 2016. 11. 9. 18:52

              속병

 

 

    속앓이 하는 낙동강

해질녘 위내시경 검사받는다

강물이 침대 반듯이 누웠다

목구멍 속으로 쑥 밀어 넣은

기다란 불기둥 식도를 지나 위장에 닿는다

물살이 갈라지기 시작한다

펑 뚫린 물속 곳곳이 헐었다 

꾸역꾸역 받아먹고 살아온 강

속 매스껍고 따끔거릴 때마다

똥물까지 다 토하고 싶었겠다

그토록 붉은 속울음

물 위로 번진다

허기진 낙동강 허리 구부정히 펴고

왕진 왔다 돌아가는 해

한 입에 물컹, 삼켜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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