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지난 여름 칠레에서 귀화한 옆집 여자
아침부터 저녁까지 오므라들었다
밤만 되면 겨드랑이 활짝 벌리고
달맞이하러 나가는 그 여자 이사 오고부터
늙은이들만 소복 모여 사는 달성공원 뒤편
달동네 골목 엄청 밝아졌다
바람 앞에 달달 떨던 홀아비 박씨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푹 떨어졌고
비만에다 혈압까지 올라
밤일 한 번 제대로 못하는 이씨 부부도
당뇨병에 늘 허기져 골골하는 김씨 영감도
혈색이 좋아졌다
달맞이꽃 앞에서 대놓고 바람 피워도
소문날 염려 없는 달동네 영감들
살판났다 살판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