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남들은 다 내 집 마련 부금 넣고
알콩달콩 살아가는데
지푸라기 하나 물어올 수 없는
이놈의 세상, 노숙이 웬 말이냐
새끼먹이 구하러 온
늙수그레한 참새 한 무더기
허수아비 눈치 보며 밭두렁 날아 앉아
참나무 가지 위에 덩그렇게 지어놓은
까치집 올려다보며 집단 농성을 한다
집값은 철없이 오르고
물가는 겁나게 치솟는데,
어느 부모 마음 다르랴
집 떠난 자식
발품 팔아 그날그날
풀칠하고 산다는 얘기 들으면
저 허공에다
둥지 하나 틀어주고 싶지 않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