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레
내가 근무하는 학교 맞은 편
삼층 콘크리트 건물 옥상에는
빨간 고무 다라이 뿌리 내린
고추 파 부추 가지 방울토마토 감자 상추
닥지닥지 붙어 살고 있다
울도 담도 없는 옥탑 방
둥지 삼아 찾아오는 참새 얘기 들어주고
따돌림 당한 아이들 눈빛 어루만지며
더불어 사는 세상 꿈꾸는 그림의 방
키가 큰 놈 작은 놈
피부색이 검은 놈 흰 놈
종교가 있는 놈 없는 놈
성질머리 급한 놈 느려터진 놈
다 품어 안고
옹기종기 섞여 사는 다문화 가족
밑그림 그리는 화방 주인
아침저녁 물 조리 뿜으며
자식 농사 오붓하게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