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조용한 혁명

꼬끼오!

김욱진 2016. 11. 9. 18:48

        꼬끼오!

 

 

벨 누르고 분만실로 들어서자 

임신중독증 걸린 어미닭들

울음 꾹 삼킨다, 속으로 

달거리하고 싶은 날도 있었겠다

1촉 전구 불빛 새어나오는 양계장

무정란 한 판 사들고 급히 빠져나오는데

철창 갇힌 영계들 눈빛 줄줄 따라붙는다

오빠 하룻밤 묵어가세요

예전처럼 오빠랑 숨바꼭질하며

봄나들이 가고 싶어요

벼슬 바짝 세우고 

담 너머 옆집 개 짖든 둥 마든 둥    

우리 올라앉아 

알 낳은 유세 부리며   

맘껏 소리 지르고 싶어요

꼬끼오!

마당 가 모이 토닥토닥 쪼아 먹는

병아리 떼 품고

옛 둥지로 돌아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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